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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희의 도덕성이 비판받는 가장 결정적인 배경에는 그의 장남 주숙(朱塾)의 죽음이 있습니다. 주숙이 일찍 세상을 떠나자 그의 아내, 즉 주희의 며느리는 홀로 남겨진 과부가 되었습니다. 바로 이 **'홀로 된 며느리'**가 시아버지인 주희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 임신까지 했다는 것이 심계조 탄핵문의 핵심이자 가장 파렴치한 지점이었습니다.

 

1196년, 감찰어사 심계조는 이 비극적인 가정사를 이용해 주희를 '짐승보다 못한 위선자'로 규정하며 다음의 열 가지 죄목을 들어 탄핵합니다.

 


📜 심계조의 탄핵문: 주희의 십죄(十罪)

 

심계조는 주희가 겉으로는 성인인 척하며 뒤로는 권력과 성욕을 탐했다는 점을 조목조목 나열했습니다.

 

1. 불효(不孝): 부모를 제대로 모시지 않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을 때 장례를 소홀히 하거나, 평소 봉양에 정성이 없었다는 점을 들어 유교적 근간인 효를 어겼다고 공격했습니다.

 

2. 불충(不忠): 임금을 기만하고 조정을 어지럽힘 학문을 앞세워 임금을 가르치려 들고, 실제로는 사적인 당파를 만들어 국정을 혼란에 빠뜨렸다는 죄목입니다.

 

3. 위학(僞學): 가짜 학문으로 세상을 현혹함 그의 철학(성리학)은 실체가 없는 가짜이며, 오직 사람들을 선동하고 자신의 명성을 쌓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는 주장입니다.

 

4. 유인비구니(誘引尼姑): 여승들을 유혹하여 첩으로 삼음 비구니 두 명을 권력으로 굴복시키거나 유혹하여 자신의 성적 유희를 위한 첩으로 삼고 관선(官船)에 태워 동행하며 도덕적 수치심을 저버렸습니다.

 

5. 가문불숙(家門不肅): 집안 단속을 못 하여 기강을 무너뜨림 가장으로서 집안의 법도를 세우지 못해 식솔들이 제멋대로 행동하게 방치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6. 며느리와의 간통(兒婦不貞): 과부가 된 며느리를 임신시킴 가장 충격적인 죄목입니다. 아들이 죽고 홀로 남은 며느리를 위로하기는커녕 간음하여 **'임신 10개월'**에 이르게 했다는 내용입니다. 이는 인륜을 저버린 '취주(聚麈, 근친상간)' 행위로 지목되었습니다.

 

7. 탐욕(貪婪): 백성의 재물을 탐함 강릉 지부 등으로 재직할 때 공금을 횡령하거나 백성들의 고혈을 짜내어 사적인 치부를 했다는 경제적 비리 항목입니다.

 

8. 직무유기(居官不修職事): 관원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함 나라의 녹을 먹으면서 정무는 뒷전이고 오직 자신의 제자들을 포섭하거나 헛된 이론을 설파하는 데만 열중했습니다.

 

9. 기군망상(欺君罔上): 임금을 속이고 업신여김 자신의 학설이 절대적인 것처럼 주장하며 임금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자신과 의견이 다르면 모두 소인배로 몰아세웠습니다.

 

10. 괴력난신(怪力亂神): 괴이한 설로 민심을 현혹함 유학의 본질에서 벗어난 신비주의나 근거 없는 설을 퍼뜨려 사회의 질서를 어지럽혔다는 비판입니다.

 


⚖️ 평가 및 요약: 성인의 가면을 벗긴 정치적 단두대

 

1. 인륜의 파괴, '며느리 임신'의 진위 논란

 

심계조가 굳이 **'임신 10개월'**이라는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한 것은 주희가 빠져나갈 구멍을 막기 위함이었습니다.

 

아들이 죽은 지 오래되었음에도 며느리가 만삭이라는 점을 부각해, 그 아이의 아버지가 시아버지인 주희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이는 주희의 도덕적 생명을 완전히 끊어놓기 위한 가장 강력한 독수(毒手)였습니다.

 

2. 권력 투쟁의 산물인가, 숨겨진 진실인가?

 

이 탄핵 이후 주희는 조정에서 쫓겨났고, 그의 학문은 '위학(僞學)'으로 규정되어 금지되었습니다. 주희가 올린 사죄문에서 비구니 사건 등 과오를 시인하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오늘날까지도 이 기록은 단순한 모함인지 혹은 권력 뒤에 숨겨진 노학자의 추악한 본모습인지에 대해 끊임없는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으나 본인 자신이 시인하였기 때문에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 탄핵문 전후 맥락 (한문 원문 및 번역)

 

심계조는 주희의 죄상을 조목조목 나열하며 그의 도덕성을 파괴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원문] "희(熹)는 거짓된 학문으로 세상을 속였으니 그 죄가 크다. ... (중략) ... 誘引尼姑二人以為寵妾,每登舟則與之同載。 (비구니 두 명을 유인해 첩으로 삼고, 배를 탈 때마다 함께 태워 데리고 다녔다.)

散遣家屬,居官不修職事。甚至家門不肅,簉室不法,遂使兒婦不貞,孕及十月。 (가족들을 흩어 보내고 관직에 있으면서 직무를 돌보지 않았다. 심지어 집안 단속을 엄히 하지 못하고 첩들이 법도를 어기더니, 드디어 며느리로 하여금 정숙하지 못하게 하여 임신한 지 열 달에 이르게 하였다.)"

 


🔍 이 구절이 '주희의 소행'으로 해석되는 이유

 

  1. '수(遂)'와 '사(使)'의 용법: 문장에서 **'수(遂, 드디어/마침내)'**와 **'사(使, ~로 하여금 ~하게 하다)'**라는 표현이 중요합니다. 이는 앞서 언급된 주희의 부도덕한 생활(비구니와의 염문, 집안 관리 소홀)의 '결과'로서 며느리의 임신이 발생했음을 나타냅니다. 즉, 외부의 간음이 아니라 주희의 통제 하에 있는 집안 내부에서 벌어진 추잡한 일의 종착역으로 묘사된 것입니다.

  2. 가부장적 질서에서의 책임: 당시 유교 사회에서 '가문불숙(家門不肅, 집안 단속이 엄하지 못함)'이라는 말 뒤에 며느리의 임신이 붙었다는 것은, 외부인이 아닌 집안의 어른(시아버지)이 그 원인 제공자임을 암시하는 전형적인 탄핵 문구의 수법입니다. 만약 제3자와의 간통이었다면 '외인(外人)과 통정하였다'는 표현을 썼을 것입니다.

  3. 정치적 살해(Character Assassination): 심계조의 목적은 주희를 단순한 '무능한 관료'가 아니라 '인륜을 저버린 짐승'으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가장 금기시되던 비구니와의 간음, 그리고 시아버지와 며느리 사이의 근친상간(聚麈, 취주) 의혹을 제기함으로써 성리학의 도덕적 기반을 완전히 무너뜨리려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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